전북민미협 기획전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
전북민미협 기획전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8.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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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오늘 전북지역에서는 미투와 관련된 이슈와 움직임이 있었다. 이제는 그동안 닫혀 있었던 여성 성폭력과 인권에 대한 이슈와 주제가 문화예술 활동으로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다.

 전북민족미술인협회(이하 전북민미협)는 최근 미투 운동과 관련한 기획전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를 개최했다.

 지난 28일부터 오는 9월 5일까지 JEMA 전주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될 이번 전시는 그동안 침묵했던 성적 폭력과 위험으로부터 여성들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한 장으로 마련됐다. 또한 성차별로부터 평등한 사회의 열망과 변화에 동참하려는 작품의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작품의 이미지와 이야기들은 단순하게 성폭력과 여성 인권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는다. 전시의 목적처럼 여성들이 전시장에 모여서 수다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어느 한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여성 스스로 할 일을 찾아보고 사회에 촉구하기 위함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고나영, 고보연, 김보영, 양순실, 서다, 송상민, 송은경, 한숙, 정하영, 황의성 등 10명이다.

 고나영 작가는 떠들썩 했던 지난 미투 운동이 점차 사그라든 이후 쓸쓸해진 마음을 작품 ‘#위드 유(with you)에 투영했다. 고 작가는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문화예술교육과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고보연 작가는 마치 여성의 몸을 형상화한 작품 ‘여성의 몸에서 나오는 언어’를 선보였다. 군산에서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나선 바 있다.

 김보영 작가는 작품 ‘닿지 않는 바다’에서 인간 대 인간으로 남녀가 존중받길 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 작가는 미대 조소과를 졸업했지만 현재 그림을 그리며 전시를 통해 활동하고 있다.

 양순실 작가는 ‘In the shade-mercy’이란 작품에서 인간 관계에 있어 상실감이나 편견들에 대한 생각들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양 작가는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서 작품 활동을 했고 아트페어에도 참여 중이다.

 서다 작가는 ‘Pale’이란 작품에서 여성들의 삶에서 자신의 존재를 투영했다. 송상민 작가는 ‘엄마의 일상’이란 작품을 통해 여성의 일상 속에 간과했던 일과 사랑을 그렸다.

 송은경 작가는 ‘현실에서 이상으로 비상하는 자화상’이란 주제로 작품을 통해 여성인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한숙 작가는 ‘태초의 꿈’이란 주제로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며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꿈꾼다.

 정하영 작가는 ‘sign’이란 작품에서 가부장적 사회 구조 속에 홀로 지켜야하는 여성들의 고뇌를 그렸다. 황의성 작가는 ‘성(聖)과 속(俗)’이란 주제로 작품을 통해 변질되고 파괴된 성문화를 꼬집는다. 

 전시에 참여한 송상민 작가는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는 미술작가들 사이에서도,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그동안 침묵했던 많은 진실을 이야기하게 되었다”며, “하지만 지나치다는 이유로 불편하다는 이유로 불쌍하다는 이유로 아직도 남아있는 문제와 산재된 법안들 사이로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변화의 과정을 제각기 작품들로 담아냈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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