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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하향, 그것이 답이다”

기사승인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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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장거리 운행시 대형 교통사고가 예견되는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

 지난 6월말까지 전북지역에서는 교통사고로 122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그 중 화물차량에 의한 교통사고로 40명이 사망하여 그 심각성을 잘 대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형 화물차 단독 사망사고 발생시 대부분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단독 사망사고는 운전자 요인이 대부분으로 과속, 졸음운전, 전방주시태만(휴대폰 사용 등), 안전띠 미착용 등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6월말 현재 지난해 대비 사망자가 증가한 지역은 군산시, 김제시, 고창군, 진안군, 무주군 등이다. 이 지역은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집중단속 및 계도가 요구되며 교통안전이 우려되는 지역이라 말할 수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자연과 벗하며 휴식과 활력의 재충전을 위해 떠나는 사람은 얼마나 기분 좋은가. 그러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초행길이나 익숙하지 않은 길을 갈 때는 알지 못하는 위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물론 반드시 장거리 피로운전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교통사고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피로한 상태에서는 운전에 집중이 잘 안되어 좌·우 및 후방 교통상황도 정확히 파악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시야가 좁아지며, 지각반응도 현저하게 늦어지고, 피로의 누적으로 졸음이 오기도 한다. 따라서 자주 휴식을 취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푸는 것도 필요하다.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머물다 온 운전자들이 국내에 들어와서 차를 운전하기가 두렵다고 호소한다. 도심에서 운전자들이 유난히 빨리 달리고, 거칠게 운전하기 때문에 차를 끌고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자동차 통행속도에 둔감한 우리들과 달리 외국에서 온 이방인의 눈에는 그 차이가 쉽게 눈에 띄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심 제한속도가 시속 60km이지만 프랑스·호주·영국·스웨덴 등 교통 선진국에서는 대개 시속 50km 이하 수준이다. OECD국가 중 도심 제한속도가 시속 60km가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러시아, 멕시코 등인데, 이들 나라들은 교통사고 발생률과 사망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자동차 교통사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다양한 방안이 거론될 수 있겠는데 그중에서도 상당한 실효를 거두고 있는 방안이 제한속도의 제한이다. 예컨대, 현재 60Km/h인 자동차의 도심 제한속도를 10Km/h 낮추는 것과 같은 방안이다. 제한속도를 10Km/h 낮추었을 때 자동차 정지거리는 줄어든다.

 자동차의 정지거리란 공주거리와 제동거리를 합친 거리를 말하는데, 여기에서 공주거리란 운전자가 위험을 발견하고 마음속으로 ‘브레이크를 밟아야지’라고 생각한 때부터 브레이크를 밟기 직전까지 자동차가 이동한 거리를 말하고, 제동거리란 브레이크를 밟고 나서 멈출 때까지 이동한 거리를 말한다. 자동차의 속도가 빠를수록 정지거리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일반 승용차는 정지거리가 시속 60km에서는 35m이지만, 시속 50km에서는 26m로 확연한 차이가 있다. 특히 빗길에서는 1.5배, 빙판길에서는 3배 이상 길어진다.

 시인성을 높여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제한속도를 줄였을 때의 효과이다. 자동차의 속도가 느려지면 사각지대가 줄어든다. 보행자 또한 자전거 교통안내표식 등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도시의 제한속도는 차량 흐름만 고려해 정한 것이므로 노인 등 교통약자가 갈수록 많아지는 보행 환경에는 맞지 않다.

 속도를 줄이면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교통사고 사망률이 줄어든다. 운전자는 스스로 제한속도를 의식하게 되어 주행속도를 늦추게 된다. 시속 10∼20km의 차이에 불과해보여도 이것은 보행자에게는 생사를 가르는 엄청난 차이가 된다.

 자동차 속도 하향은 환경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이것은 소음 감소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정체해소에 따라 탄소가스 등 환경오염물질의 방출도 줄여준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전 지구적 화두가 될 정도로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자동차 배기가스 감소는 필연적 과제이다.

 우리는 소통 위주의 교통정책으로 지금까지 속도를 낮추지 않았다. 그 결과 안전의식의 미비로 교통재앙이 반복해서 발생했고, 지금도 이와 비슷한 인명 피해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사회의 교통 환경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 위주로 또한 안전 중심으로 돌아서야 할 것이다.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인다“ 라는 생각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속도 하향 거기에 답이 있는 이유다.

 이춘호<한국교통안전공단 전북본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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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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