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로 담아낸 송만규 작가의 섬진팔경
수묵화로 담아낸 송만규 작가의 섬진팔경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3.22 1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진강 물에 붓을 담근지 스물 다섯 해가 지나서야 비로소 섬진강의 팔경이 가슴에 들어왔다.

 “왜 섬진강만 그리냐?”라는 숱한 질문을 받아도 송만규 작가는 빙그레 미소만 지을 뿐이다.

 새벽 강가의 운무와 물방울을 눈에 담아 본 사람, 해 뜨는 섬진강의 모습을 가슴에 아로새기기 위해 어두 컴컴한 길을 나서본 사람만이 그 환희와 전율의 순간을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

 지난 1993년부터 순창 섬진강가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행복하게 그림을 그려온 송만규 작가가 7년 만에 전주에서 개인전을 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초대로 성사된 이번 전시는 23일부터 4월 5일까지 소리전당 갤러리 O, R에 펼쳐진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5시 소리전당 전시장 로비.

 송 작가는 때로는 새벽강의 고요함으로, 때로는 해발 1,212m의 지리산 왕시루봉에서 바라본 장대함으로 섬진강을 오롯이 그려내고 있다. 그의 작품 안에는 섬진강뿐 아니라 그 곳에 기대어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섬진강물에 온 생애를 부비며 사는 자연의 풍요로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게 아무런 대가없이 무심한 듯 곁을 내어준 섬진강. 송 작가는 그 고마움에 화답이라도 하듯 ‘섬진팔경’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임실 붕어섬과 구담마을, 순창 장구목, 구례 사성암과 지리산에서 내려다본 풍경, 광양 무동산, 하동 평사리와 송림공원 등을 작품으로 남겼다.

 작가가 꼽은 섬진강의 팔경은 사계절 동안 걷고 또 걸으며 발과 눈, 가슴으로 느껴온 풍경들이다. 한국화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완성한 32점의 대작 중에는 11m, 24m에 이르는 작품도 있다. 작품을 따라 전시장을 걷다보면, 그 물결의 흐름까지도 전해지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한 이유다.

 송 작가는 “계단식 논에서 흐르던 물 한방울이 논두렁 사이로 흘러 물줄기가 되고, 그 물줄기가 도랑을 이루며 결국에는 강물이 되고 계곡이 된다”면서 “강물은 혼자서 흐르지 않고, 목마른 사람과 갈증난 논과 밭 등 늘 주변을 끌어안으며 묵묵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송 작가와의 대담은 31일 오후 3시 소리전당 전시장 갤러리O에서 진행된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