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홀 ‘동고산성’, 시민들도 외면
관리소홀 ‘동고산성’, 시민들도 외면
  • 김기주 기자, 문선호 기자
  • 승인 2017.10.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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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전주 동고산성 산책로가 무너진 커다란 나무에 가로막혀 이 길을 지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김얼 기자
 후백제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동고산성’이 관리소홀로 시민들에게 외면된 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후백제 유적지인 동고산성은 지난 1981년 ‘전라북도 지정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된 전북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산성 내 우거진 잡초·잡목들이 진입로와 유적지를 가려 제대로 확인할 수 없고 안내표지판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6일 오전 전주서 대성동 동고산성. 동고산성 진입로는 자라난 잡초들로 무성했다. 진입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 보니 3방향 갈림길이 나왔다. 하지만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판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전라북도 기념물’이라는 동고산성 설명과 함께 입구에서는 전체지도가 게시돼 있었지만 막상 갈림길에 선 시민들은 어느 방향으로 올라가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무성한 잡초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 보니 목줄도 채우지 않은 개 6마리가 산성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녔다. 일부는 올라오는 시민들을 향해 짖으며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산성 서문지에서 주건물지로 올라가는 길에는 누군가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엮어 놓은 철제 울타리가 길바닥에 널브러진 채 나뒹굴고 있었다.

 잡초와 넝쿨 등을 헤집고 올라가자 이번에는 쓰러진 나무가 진입로를 가로막았다. 어렵사리 올라 동고산성 주건물지에 도착하니 유적지 내 주춧돌은 어른 무릎 높이의 잡초에 둘러싸인 채 옛 궁터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동고산성을 찾은 시민 A(54·여)씨는 “동고산성의 유래를 듣고 이곳을 찾았지만 산성 내 안내판이 제대로 없어 방향을 헤매기 일쑤다”며 “올라오는 길에 개들이 짖어대 제대로 된 주변 모습을 살펴보지 못하고 쫓기듯 올라왔다”고 말했다.

 동고산성은 900년에 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 쌓은 산성으로 추정되고 후백제시대와 관련된 국내 유일한 성으로 알려져 역사적으로도 인정받은 중요한 문화재다.

 또 이곳은 한옥마을을 비롯해 치명자산 성지 등이 인접한 지리적 위치를 활용해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관광 명소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곳이다.

 이와 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각 문화재·유적지마다 점검 기간을 정해 현장에 직접 나가 정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 곳만을 담당해 문제점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문제가 거론된 동고산성은 10월 말까지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주 기자, 문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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