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있는 추억의 ‘빨간 우체통’
사라지고 있는 추억의 ‘빨간 우체통’
  • 김기주·문선호 기자
  • 승인 2017.08.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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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개씩 자취 감춰
 아날로그 시대 소중한 연인과 친구 등에게 편지를 보내며 추억을 담아주었던 빨간 우체통이 추억으로 사라지고 있다. 손 편지 역할을 E-메일과 SNS, 스마트폰 메신저 등이 대신하면서 편지 쓰는 일이 줄어들었다. 이에 편지를 담는 빨간 우체통이 텅 빈 채 제대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전북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까지 1600여 개에 달했던 전북지역 우체통이 2013년 1235개로 줄고 지난해 1046개로 점점 줄어들었다. 현재도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우체통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도시를 제외한 시외 지역 우체통 편지 수요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100년 넘게 희로애락 소식을 전해주던 우체통이 각종 정보통신의 발달로 소통수단이 늘어나면서 최신 전자기기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주우체국 자료에 의하면 우체국이나 물류센터를 직접 방문해 접수하는 기업들의 대량 물량을 제외하고, 순수 개인 우편물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현재 전주시에 있는 우체통은 집배원들이 매일 한 차례씩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광고성 우편물을 제외한 대다수 우체통에는 10여 통 안팎의 손 편지나 우편물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또 최근에는 담배꽁초나 빈병 등으로 가득 차있는 쓰레기통으로 전락해버린 우체통도 많아 관리의 어려움도 더해지고 있다.

 전주우체국 관계자는 “이처럼 수요가 없는 우체통은 한 달간 내용고지를 한 후 철거를 하고 있다”며 “인터넷 사용이 서투른 노인들은 우체통이 아직도 가장 편리한 소통수단으로 활용돼 좀 더 효과적인 관리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20여 년간 우편물을 배달해온 한 집배원은 “우체통 1개당 20통 정도의 우편물이 수거되지만 손 편지 수량은 고작 10통 도 안된다”며 “빨간 우체통 안에 가득 찼던 편지들이 그립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전북도내 우체통 1046개에서 수집되는 분실습득물도 월평균 1000여 건으로 우체통 당 약 1건꼴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김기주·문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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