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관계에서 놀림을 받거나 위축되어 있어요. 어떻게 할까요?
자녀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관계에서 놀림을 받거나 위축되어 있어요. 어떻게 할까요?
  • 김병수
  • 승인 2017.06.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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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박사의 건강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 ‘함께 답하는 가족이야기’ <9>
 자녀에게 학교는 제2의 사회생활이다. 어찌보면 어른들도 사회생활에서 업무에 관한 스트레스보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자녀도 마찬가지로 학업 스트레스도 많지만 교우관계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거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가 알게 되었을 때 부모는 우선 침착하고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부모 먼저 화가 나서 아이를 비난하거나 섣불리 학교에 찾아가거나 선생님께 전화를 하거나 해서 문제를 더 크게 확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충분히 상황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자녀와 우선 해결방법에 대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교의 저학년이나 유치원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은 환경적인 요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외모가 깨끗하지 못하고 지저분하거나 준비물을 잘 챙기지 못해서 친구들에게 빌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거나 혹은 숙제를 자주 안 해 오거나 해서 선생님으로부터 지적을 자주 당하는 경우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부모가 제대로 신경을 못써줘서 자녀가 친구관계나 학교생활에서 문제를 겪지 않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요즘은 놀림을 받는 학생에게만 문제가 있어서만도 아니고 가해자인 학생들에게 도리어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는 등 자녀들의 친구관계가 매우 어렵고도 복잡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부모는 학교생활의 전반에 자녀들과 우선 관심을 갖고 어떻게 갈등을 다루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거나 사춘기가 되면 자녀가 부모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말하지 않을 때 ‘누가 학교에서 괴롭히니?’ 또는 ‘놀리는 아이가 누구야?’처럼 이것저것 마구 물어보기 보다는 자녀가 부모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데는 자존심 때문에 숨기고 싶다든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므로 먼저 아는 척 하지 말고 자녀의 입장에서 배려해 주면서 자녀가 먼저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네가 요새 OO를 혼자 해내는 것을 보니 그동안 네가 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겠더라. 엄마(아빠)는 무척 기쁘단다.’ ‘엄마, 아빠는 OO가 있다는 것이 정말 힘이 많이 된단다.’ 등과 같이 자녀의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 칭찬해 주면서 자존감을 높여주고 힘이 되는 존재, 소중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도록 해주어야 한다. 자녀는 친구관계에서 자존감이 많이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자존감을 높여주는 대화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고 부모를 의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여 자녀의 마음을 열게 한 후에 자녀가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혹시나 자녀가 부모에게 말을 해서 ‘고자질하는 비겁한 아이’로 낙인찍히는 것이 두렵거나 알려진 후에 자신이 겪을 수 있는 또 다른 보복이 두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부모는 나를 믿어줄 거라는 믿음을 심어주어야만 속마음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아이가 부모에게 먼저 이야기를 해 준 경우라고 한다면, 이는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부모의 올바른 개입이 더욱더 중요하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처럼 자녀를 충분히 위로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렇게 학교생활을 해왔는지, 그리고 부모에게 이야기 해준 것에 대한 용기에 격려를 해주어야 한다. 부모가 듣다보면 정말 화가 나게 된다. 상대 아이들이 너무 밉고 내 자녀는 바보같다고 느껴져서 감정적인 판단을 섣부르게 하기 쉽다. 부모는 무조건 끝까지 경청하면서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중간에 말을 끊거나 ‘너가 그럴 줄 알았어, 왜 말을 못하니? 너는 그 아이에게 바보처럼 당하고만 있는거야?’등과 같이 평가하거나 비난해서는 절대 안된다. 자녀가 상처받은 마음을 다 털어낼 수 있도록 공감해주면서 그 때 자녀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질문하면서 충분히 들어준 후에 부모가 조언을 해주어야 자녀가 위로받았다고 느끼고 부모의 조언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읽어주는 동안 자녀는 이미 많이 치유가 되기도 한다. 그런 후에 자녀와 해결방법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 스스로 자존감이 높고 스스로에게 당당할 때 친구관계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존중받거나 격려받기보다는 비난이나 꾸지람을 더 많이 듣다보면 열등감을 갖게 되어 친구들과 활기차고 즐겁게 지낼 수 없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부모로부터 지지받고 칭찬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자녀가 당당할 수 있을까? 집에서부터 자신감을 키워나가야 학교생활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고 친구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 글 = 김병수 가족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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