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반복되는 대학가 ‘군기 잡기’
끊임없이 반복되는 대학가 ‘군기 잡기’
  • 이정민·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3.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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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지역 대학가에서 신입생들에게 벌어지는 각종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도내 한 사립대학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신입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폭로성 글을 게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글쓴이는 올해 대학교를 들어간 가정교육학과 신입생이라고 밝히며 대학생활 한 달여 만에 느끼는 억울함과 불만을 쏟아냈다.

“개강한 지 얼마 안되 선배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배들은 신입생들을 앉혀놓고 군기를 잡았다. 이후 선배들과 대면식 때도 술에 취한 선배가 같은 이유로 군기를 잡으며 욕설을 퍼부었다”며 “대학에 공부하러 왔지 이런 대우를 받으려고 대학에 다니는 게 아니다. 대학에 와서 이런 군기 잡히려고 왔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불쾌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전북지역 한 사립대학에서 신입 여학생이 성희롱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작성자도 신입생으로 “100명이 넘는 선배와 동기 앞에서 큰 목소리로 인사해야 했으며 소리가 작으면 의자 위로 올라가 선배의 야유와 함께 욕설을 들으며 다시 인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입생은 “이어진 술자리에서 일부 남자 선배들이 신입 여학생과 함께 술을 마시며 게임을 같이 했다”며 “게임을 못하면 벌칙으로 뽀뽀와 포옹을 하라고 시켰고 이마저도 못할 경우 억지로 술을 마셔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글로 올렸다.

해당 게시물들은 급속도로 퍼지며 해당 SNS에는 천여 개가 넘는 댓글과 함께 재학생들의 과도한 군기문화에 대한 폭로와 증언들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상태다.

해당 학교 측은 이에 관련된 사안이 생길 때마다 해당 학과 재학생들을 상대로 진상파악에 나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실상은 말뿐이다.

이에 경찰은 대학교 신학기 단체행사나 학교생활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군기문화를 ‘갑질횡포’로 보고 필요하면 형사 입건까지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고자 형사입건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되, 혐의가 명백한 사건은 엄중 처벌하겠다”며 “과도한 대학가 군기문화 청산을 위해 집중 단속과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정민·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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