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절마을, 4년째 이어온 효 문화
전주 한절마을, 4년째 이어온 효 문화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2.2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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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한절경로당에서 주말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어머니들께 음식봉사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김얼기자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같이 점심을 대접하는 등 따듯한 ‘효’ 문화가 자리 잡은 마을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홀몸노인 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마을 어른들과 매일 얼굴을 마주 보고 점심을 함께해 따듯한 정을 이어오고 있다.

 24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효자4동 한절마을 경로당. 마을 부녀회는 아침 9시부터 모여 정성어린 점심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매일 같이 20인 분이 넘는 음식을 준비하는 마을 부녀회는 분주한 상황 가운데 웃어른을 챙기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부녀회장 임옥순(72·여) 씨는 “농촌마을이다 보니 연로하신 주민들이 많습니다. 어른들을 위해 같이 식사나 하면서 얼굴이나 한 번 보자고 시작했던 점심 대접이 벌써 4년이 넘었네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정 씨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20인 분 이상의 점심을 준비합니다. 점심이면 마을 주민들이 하나같이 모여 식사와 함께 이야기도 나누며 하나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며 덧붙였다.

 점심때인 낮 12시. 마을 경로당엔 이미 20명이 넘는 주민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다 같이 점심을 먹는 모습이다.

 마을 주민 김오목(93·여) 할머니는 “자식 같은 분들이 너무 노인들을 위해 고생한다”며 고목 같은 손으로 부녀회원들의 손을 꼭 붙잡았다.

 매일 같이 음식을 준비하는 부녀회원들은 몸도 성한 곳이 없다.

 부녀회원 정희자(72·여) 씨는 “교통사고를 2번 당하고 최근 음식을 준비하다 넘어져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지만, 혹여나 점심 준비에 차질이 생길까 봐 사양했다”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느새 어깨가 많이 좋아진 편이다. 마을 어르신들이 착한 일을 많이 해서 복을 받은 거라며 칭찬해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처음부터 주민들을 위한 점심 대접은 쉽지 않았다. 예산이 전무한 상황에서 음식 재룟값이며 부수적인 비용도 큰 부담이었다. 이에 부녀회는 십시일반 운영비를 모았다. 더불어 마을에서 재배하는 콩으로 청국장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파는 등 경비를 충당했다. 이어 마을 주민들도 부녀회가 하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협조해주며 부녀회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올해로 벌써 4년째 이어지는 한절마을의 ‘점심’이란 의미는 한 끼 식사를 넘어 서로 건강과 안위를 살피는 이 마을 공동체 문화로 자리 잡았다.

 경로당 노인회장인 이금용(80) 씨는 “저희 마을 주민들은 친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들이다”며 “이렇게 주민들이 돈독해진 이유 중 1순위는 부녀회원들의 헌신적인 봉사가 있기에 가능했다. 항상 솔선수범하게 행하는 ‘효’ 부녀회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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