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경고그림, 담배 케이스만 ‘불티’
담뱃갑 경고그림, 담배 케이스만 ‘불티’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2.15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5일 전주시내의 한 편의점에 자극적인 내용의 사진이 붙어있는 담배 케이스들이 내걸려 있다./김얼 기자

 금연정책 목적으로 담뱃갑에 경고그림이 표시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실제 그 효과는 미비한 모습이다. 일부는 담뱃갑 경고그림으로 오히려 담배 케이스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담배 관련 업체만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5일 오후 전주시 진북동 한 편의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담뱃갑은 혐오스러운 그림이 부착된 채 판매되는 모습이다.

담배를 사러온 시민 문모(28) 씨는 “처음 경고그림을 봤을 때 섬뜩해 그림이 없는 담배를 달라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고그림에 면역이 됐는지 지금은 그저 그렇다 ”고 말했다.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에 따라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생산되는 모든 담뱃갑 앞뒤 30% 이상을 흡연 경고그림으로 채우도록 했다. 경고그림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등의 각종 질병 부위와 간접흡연, 임산부흡연, 성기능장애, 피부노화, 조기 사망을 경고하는 그림이 담뱃갑에 배치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경고 그림 도입으로 흡연율이 최대 4.7% 감소하리라 예측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들어맞지 않는 모습이다. 경고그림이 가려지는 담배 케이스 판매가 늘어나는 등 오히려 담배 관련 업계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사이트나 대형마트 등 담배 관련 업체는 각종 담배용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주시 효자동 한 담배 전문 업체는 “담배 케이스는 이미 다 품절된 상태다. 경고그림이 삽인 된 후부터 일주일에 한 개 나갔던 케이스가 매일 3~4개씩은 판매된다”며 “일부는 담배를 직접 말아 피우는 롤링 담배도 덩달아 인기 상승 중이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다양한 재질의 담배 케이스부터 고가의 해외 브랜드 제품까지 각양각색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담배 케이스를 최근 구입한 오모(28) 씨는 “담뱃갑 그림이 징그러워 케이스를 구입했다. 케이스에 담배를 보관하면 담뱃가루도 날리지 않고 그림도 볼 일이 없어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림이 아무리 혐오스러워도 담배 피우던 사람은 계속 담배를 피우게 된다. 담배를 구매할 때 기분이 나쁠 뿐 직접적으로 금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기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