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인근 주민의 절규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인근 주민의 절규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12.01 16:56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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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7>

 ▲분노:

“정치인이고 단체장이고 공무원이고 다 필요 없다. 말로 장난치지 마라. 한다 한다 하고 10년을 넘겼으니, 너무 하는 것 아닌가.”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에서 20년째 살고 있다는 안순희 씨(여·55)가 버럭 화를 냈다. 종합경기장 얘기가 나오자 작심한 듯 분노를 표출했다. “왜 싸우느냐? 하루빨리 개발하라. 발표하고 약속했으면 그 약속을 지켜야 할 것 아니냐. 안 하려면 직(職)을 내려놓아라.”.

자신의 말을 꼭 전해달라는 그는 “할 말이 많다. 나는 먹고살기 바쁘니 두 사람(도지사와 시장)을 모두 데려와 달라”며 “우리가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사람인데 우리 말은 전혀 듣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같은 동네에서 작은 점포를 운영 중인 소상공인 L씨(45)도 “종합경기장 주변은 ‘매번 개발한다네…’, 소문만 무성해 재개발구역도 안 된 상황에서 법원도 이사를 한다고 하니, 다 죽었다”며 “경기장만 보면 분이 치밀어 오르다”고 성토했다.

금암동에서 15년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K씨(57)도 “이 마당에 경기장 주차장마저 유료화하고 있으니,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완산구엔 한옥마을, 서부신시가지가 있는 데 덕진구 상권은 초토화됐다”고 눈을 흘겼다. 덕진동 1가의 현재 자택에서 태어났다는 60대의 L씨는 “경기장은 전주의 배꼽인데, 너무 방치한다”며 “개발방식을 놓고 대립한다면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로 결정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1일 오전 종합경기장 주변 상권을 돌며 만난 9명의 주민은 “너무 오래 끌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빨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절망:

종합경기장 개발이 꼬이며 인근의 부동산 경기는 죽을 쑤고 있다. 전주시 덕진동에서 25년째 공인중개사로 일해온 K씨(63)의 증언엔 짙은 절망감 녹아 있다.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개발계획을 전북도에 건의한 때는 2004년 10월의 일이었다. 그런데 몇 개월 전부터 외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몰려들었다. 국내 유명한 벤처기업가 J씨도 그때 땅을 사려 전주에 내려온 것을 직접 봤다. 당시 모 건설업체의 설계도면까지 나돌았고, 땅값은 치솟았다. 그런데 안 되고, 안 되고, 또 미뤄지고…. 10여 년 지난 지금은? 아예 매물도 없고, 집을 보겠다는 사람의 그림자도 안 보인다. 이런, 쯧쯧….”

금암동의 공인중개사 H씨도 “2004년 이후 경기장 개발 발표가 있을 때마다 땅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에 매물이 없었고, 지금은 땅값이 곤두박질 친 데다 언제나 삽을 뜰지 감감무소식이라는 절망감에 매물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현재 경기장 주변 도로에 접한 주택은 3.3㎡당 450만~500만원으로, 수년 사이 10% 이상 떨어졌다. 도로 안쪽 주택은 350만원 수준에서 맴돌 정도로 시세가 바닥이다.

절망적인 상황을 말해주듯, 주변 동네에선 “경기장 개발 첫 청사진이 나왔던 2004년에 20억원어치의 부동산을 사들였던 모 씨가 지금까지 8억원 이상의 이자를 물다 머리가 다 빠졌다”는 웃지 못할 소문이 널리 퍼졌다. 지난 80년대에 덕진동 1가의 대지 280㎡ 주택을 구입한 S씨는 최근 2억5천만원에 처분한 후 “아파트 한 채 값도 안 된다”며 땅을 치며 통곡하기도 했다. 70대 중반의 P씨는 “덕진공원엔 엄청나게 투자하는 데 왜 종합경기장 개발은 안 하느냐”며 “주변 개발이 안 되니 집값은 헐값인데, 자식들은 ‘혹시 모른다’며 자꾸 팔지 말라고 하니 이사도 갈 수 없다”고 긴 한숨을 몰아 쉬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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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물러나라 2016-12-04 22:43:39
임기 끝날때까지 도저히 기다리기 힘들다.조그만 사람은 그릇도 작다더니...
한옥마을 2016-12-04 09:07:10
내가 시장이라면 종합경기장개발은 진작에 원안대로 했을뿐더러 김제와 통합을 추진해 호남선 서전주역사를 추진할것이고 주변을 택지개발해 외연을 확장해서 대전정도의 지역으로 개발할수있도록 확장시키도록 할것같다
멋쟁이님 2016-12-03 00:51:16
기자가 그적거려 놓은 기사 하나가지고 트집잡고 싶으십나까? 김승수는요...전주시민80프로가 쇼핑몰 개발 원한다고 찬성한걸 뒤엎고 전주시를 더욱더 살기 힘들게 만든 장본인입니다.물론 경기장차럼 큰 개발 사업을 할 그릇은 애당초 아니었지만요~
멋쟁이 2016-12-02 21:52:57
부동산투자에 20억 투자해 이자 8억을 내고 머리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종합운동장을 개발해야 하나요? 부동산 투자로 불로소득을 보려는 사람을 옹호하는 듯한 기사가 못 마땅합니다.기사의 본질이 부동산 투기자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개발을 해야한다는 논리 인지요?
표현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주심 좋겠습니다
멋쟁이 2016-12-02 21:52:54
부동산투자에 20억 투자해 이자 8억을 내고 머리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종합운동장을 개발해야 하나요? 부동산 투자로 불로소득을 보려는 사람을 옹호하는 듯한 기사가 못 마땅합니다.기사의 본질이 부동산 투기자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개발을 해야한다는 논리 인지요?
표현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주심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