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직원과 공업사 ‘보험사기’ 공모
보험사 직원과 공업사 ‘보험사기’ 공모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6.11.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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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역수사대 보험사기범 검거 브리핑이 10일 전북지방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가운데 담당 경찰들이 관련 문서와 증거품들을 정리하고 있다./김얼 기자

상습적으로 고의 사고를 내고 거액의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자동차 공업사와 보험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일당은 보험 처리 절차에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손쉽게 범행을 저질렀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긴 김모(40) 씨 등 2명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군산지역 폭력조직원 최모(42) 씨와 보험사 출동요원 박모(42) 씨 등 4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군산시내에서 총 290회에 걸쳐 고의로 차량사고를 내고 보험금 20억 원 상당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노후된 외제차량을 구입한 뒤 신호 위반 차량 등을 골라 고의 사고를 내고 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받아냈다.

사고 낸 차량은 수리하지 않거나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업사에서 간단한 정비만 하고 다시 범행에 사용했다. 또한, 이들은 친인척들에게 “보험사에서 확인하면 탑승했다고 해라. 절대 안 걸린다”며 사전 교육을 시키고 보험금을 부풀리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고의 교통사고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8월13일 군산에 기록적인 폭우(최고 444㎜)가 내리자 벤츠와 BMW, 아우디 등 외제차량 13대에 물을 부어 수해를 입은 것처럼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5년간 300여 차례에 걸쳐 이뤄진 보험사기는 공업사와 보험사 사고처리 현장출동 요원의 조직적인 공모로 가능했다. 특히 일부 공업사 영업 상무는 현장출동요원으로 재취업해 보험 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규모가 커지면서 이들은 보험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다툼을 벌이다 군산과 서울 지역의 조폭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군산지역 공업사와 보험사 직원들이 보험사기에 연루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1년간의 수사 끝에 이들의 범행을 밝혀냈다.

김현익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이번에 적발된 일당은 보험사 직원이면서 공업사 직원으로도 근무하며 손쉽게 보험사기를 벌였다”며 “현재 검거된 56명 외에 추가 범행이 더 있는지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보험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북지역 내 공업사와 보험사 직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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