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 전략 실패, 삼성에 면죄부 주었다
전북 정치권 전략 실패, 삼성에 면죄부 주었다
  • 전형남 기자
  • 승인 2016.10.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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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서 24일 진행된 전북 국회의원과 삼성 사장단 간 간담회는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은 전혀 없이 삼성에 MOU 철회 면죄부만 준 꼴이 됐다. 삼성은 이날 각 언론사의 취재 경쟁 속에 새만금 20조원 투자 MOU 철회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등 전북도에 투자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박상진 삼성 대외협력사장은 이날 공개발언에서 “삼성은 전북도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MOU를 계획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더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됐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박 사장은 “당시에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신사업추진단이 아이템을 선정했으나 현 시점에서 태양광 사업 붐이 꺼지면서 사업성이 낮아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MOU에 대한 대체 안도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라며 “다음에 큰 사업을 진행할 기회가 온다면 최우선적으로 새만금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전북도에 투자할 계획이 없음을 공식화하고 전북도민에 유감을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사장의 공개 발언 이후 “삼성의 MOU 철회에 따른 압박 카드가 없게 됐다”라며 “MOU 철회 후 삼성의 투자를 유도하는 등 전북의 이익을 생각해 과연 이날 논의 방식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전북도와 MOU 체결 사실을 말하고 사기업으로 새만금에 추진키로 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전북도와 정치권이 삼성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더민주 안호영 의원은 “삼성의 답변으로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삼성의 새로운 투자 계획과 마련 시한을 확인하고 전북도와 어떤 방식으로 협의해 나갈 것인지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삼성과 간담회 과정에서 도내 국회의원들은 대체로 읍소전략을 구사했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라는 형용사를 덧붙이며 새만금 투자에 대한 삼성의 배려를 적극 주문했다.

참석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이춘석 의원만 삼성의 무책임에 도민이 분노하고 있음을 강경하게 전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압박했다.

서울=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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