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연극으로 물드는 전주
깊어가는 가을, 연극으로 물드는 전주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6.10.20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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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지막 밤을 향하여 단풍이 익어가는 계절, 전주지역에는 연극으로 서서히 물 들어간다.

 현대 사회 불합리한 과정과 꺼져가는 도덕성을 일깨우는 일상다반사부터, 지역 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신진 배우들이 모여서 만든 웃음과 감동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전주시립극단 ‘사회의 기둥들’

 전주시립극단에서는 이번에 108회 정기 공연 작품으로 ‘사회의 기둥들’을 택했다.

 전주시립극단은 불교의 백팔번뇌처럼 108회째 정기 공연에 시의적이고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전주 시민들에게 선사한다.

 입센이 극작을 마치기까지 8년이 걸렸다고 전해질 정도로 매우 공을 들인 ‘사회의 기둥들’은,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대표작들에 가려져 번역조차 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작품 ‘사회의 기둥들’은 140여 년 전, 노르웨이의 어느 소도시를 배경으로 쓰여진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하게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끄집어내고 있다.

 착각일 수도 있지만, 전혀 착각답지 않은 현실감이다.

 특히나, 다양한 인물들과 치밀한 구성 등을 통해서 ‘입센’스럽게 잘 짜여진 희곡을 만나는 재미도 동시에 선사한다.

 26일부터 28일까지(목요일·금요일 저녁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전주 덕진예술회관.

 

 ▲창작극회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창작극회는 150번째 정기 공연 작품으로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를 선보인다.

 연극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는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하지만, 반어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희망을 찾는 부부의 생존 투쟁 코미디를 다루고 있다.

 작품 속에 절친 부부인 영국 부부와 해철 부부의 삶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영국이네는 맞벌이 때문에 아이 없이 살지만, 해철네는 풍족하진 않아도 아이 키우는 재미로 산다.

 그들은 서로 만나서 ‘노동’과 ‘성’, ‘성공’과 ‘육아’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눈다.

 각자의 삶에 대한 자세와 방식이 타인의 가치와 부딪혔을 때, 과연 우리의 태도와 반응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는가.

 그리고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떼면 우리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이고, 다른 선택의 기회는 없는가.

 21일부터 30일까지(평일 저녁 7시 30분, 토요일·일요일 오후 3시) 전주 창작소극장.

 

 ▲극단 까치동 ‘칼이수마’

 젊은 감각의 배우 백호영 연출로 젊은 배우들이 모여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

 극단 까치동의 정기 공연 ‘칼이수마’에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한 할머니가 젊었을 때 자식을 고아원에 맡겨 놓은 채로 헤어져 평생을 후회와 고통 속에 살다가, 어느 날 사회단체에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게 된다.

 그런 할머니의 선행이 신문을 통해서 알려지자 기부금 말고도 숨겨 놓은 재산이 더 있을 거란 소문을 듣고, 어리버리한 도둑2인조 칼이와 수마가 꿈의 낙원인 칼이수마라는 섬으로 가기로 한다.

 그리고 이들은 경비를 마련하고자 할머니의 집을 털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형식의 에피소드가 펼쳐지는데.

 23일 저녁 7시 30분까지(토요일 오후 3시, 7시·일요일 오후 3시) 전주 아하아트홀.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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