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레슈마 나이르(Reshma Nair)의 ‘지원자’
인도 레슈마 나이르(Reshma Nair)의 ‘지원자’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09.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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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변방의 외침] <3>

 자기 자신을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는 ‘셀카’. 스마트폰의 발달로, 지금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언제 어디서나 찍을 수 있다. 사람들은 촬영한 사진을 즉시 보고, 즉시 지운다. 잘 나온 사진을 SNS에 공개하기라도 하면,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에게서 1초 안에 반응이 오는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사진의 새 역사를 연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셀카’로 인해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뉴스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셀카’열풍은 식을줄 모른다.

인도의 여성 작가인 레슈마 나이르(Reshma Nair)는 이런 ‘셀카’가 현대인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보니 늘 누군가로부터 인정 받기를 갈망하고, 자기 확인을 받으려는 마음이 크다는 것. 현대인들은 ‘셀카’를 사회적 수용에 필요한 도구로 여기면서 더욱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에 작가는 ‘셀카’의 표정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놀이에 관심을 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자신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포착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온갖 의미 없는 표정의 사람들을 관찰했다. 그 모습이 공허해 보이기도 했고,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 전북도립미술관의 ‘아시아 청년36’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품은 ‘셀카’의 매력을 빼앗고 그 대신에 ‘셀카’에 실존적인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 하나의 시도다. 작가는 종이 위에 물을 흠뻑 적셔서 번지는 효과를 통해 풍부한 회화성을 끌어내고 있다. 사실적인 재현보다는 내면을 응시하는 표현주의적인 기법이 돋보인다. 물론, ‘셀카’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유머일 뿐이라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1990년 인도에서 태어난 작가는 마하라자 사야지라오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2013년에는 인도 문화부장관 신인 예술가 장학금을 받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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