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가위는 사회인으로 맞아 좋았어요”
“올 한가위는 사회인으로 맞아 좋았어요”
  • 오익주
  • 승인 2016.09.22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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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시 금산면 원평리에 사는 김성암(54) 씨는 금년에 맞이하는 추석이 가장 새롭게 느껴진다. 

 원평에서 카센터를 시작한지 30년째. 카센터가 한때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자동차 성능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사업장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자 먹고살기도 어려워졌다. 

 차량정비만 하다가 나이가 쉰을 넘기고 보니 여기저기서 폐업자들이 늘고 있었지만 직업전환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던 김 씨에게 옆에서 식당을 하던 친구가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특수용접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를 소개하면서 함께 기술배울 것을 권장했다. 망설이던 끝에 야간 3개월 과정을 수료했다.

 처음해보는 용접이었지만 3개월이 지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제캠퍼스의 취업알선으로 김제시 만경 농공단지에서 농업기계를 제조하는 ‘(유)웅진기계’에 취업이 확정되었다. 급여는 기본급여가 160만원수준이라고 했다. 잔업을 더하면 더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한 번도 월급이라는 것을 받아보지 못하고 매월 변변한 수입도 없이 아내의 눈치만 살피던 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돈다.

 지난 8월 22일 첫 출근한 이후 한 달이 채 안됐지만 온 민족이 풍성하게 생각하는 추석을 맞았다.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채용해 준 회사측에 제일 먼저 감사했지만 한국폴리텍대학도 감사했다. 무엇보다 이번 추석은 아내나 자식들에게 그리고 이웃에게도 당당해서 좋았다. 25일이 급여일이다.

 웅진기계 김우선 과장은 “자체 브랜드 농기계제품을 생산하여 경쟁력은 충분하다. 연령이 다소 많아도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있는데 초기에 잘 적응만 한다면 70세가 되어도 정년 걱정없이 근무할 수 있을 것이다.”며, “기술직 직원중에는 64세의 연령자가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조립현장에서 만난 김성암씨는 잠시도 손놀림을 멈추지 않고 웃음으로 맞이한다. 하릴없이 카센터를 지키던 그가 컴퍼니 웨어를 입고 당당한 산업역군으로써 땀 흘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편한 곳만 찾아다니는 청년들보다. 일다운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게 보인다.

 

 오익주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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