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전기료 폭탄, 현실로 나타나
누진제 전기료 폭탄, 현실로 나타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6.09.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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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로 인한 전기료 폭탄이 현실이 됐다.

 올여름 폭염으로 우려됐던 8월분 전기요금이 적힌 고지서 배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을 받아 본 도민들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지난 20일 새누리당 이철우 국회의원(김천)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폭염 전·후 전기요금 비교 자료에 따르면 폭염 기간인 8월 전기료가 폭염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가구가 298만1000호라고 밝혔다. 이 중 24만 가구는 기존 요금보다 5배 이상 증가했고, 무려 10배 이상 증가한 가구도 2만6000가구에 달했다.

 전북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주시 장동에 거주하는 강모(34·여) 씨는 “34평 아파트에 지난달 요금이 4만 원 선이었지만 이번 달 요금고지서에는 약 600kWh를 사용해 약 16만 원 정도가 나왔다”며 “나름 전기요금을 아끼고자 에어컨 사용도 자제했지만 받아본 요금에 황당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전주시 효자동에 거주하는 배모(54·여) 씨는 “지난달 요금이 12만 원 정도 나왔었지만, 어제 받아본 고지서에는 관리비를 제외하고도 44만 원이 적혀 있었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전주시 다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최근 들어 전기요금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자 전원대비 100kWh 이상을 사용한 세대에는 문자와 방송을 통해 각 세대에 통보해주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전주시 혁신도시의 에코르 1차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기존에 100kWh 이상을 사용한 세대에 한해서 문자전송을 통해 주의를 당부했지만, 이번 달에는 200kWh 이상을 사용한 세대에 한해 문자를 전송했다.

 관리실 관계자는 “8월에는 100kWh 이상 사용한 세대가 전체 599세대 중 31세대에 불과했지만, 이번 달은 반절 이상인 300세대가 넘어 이 중 200kWh 이상 사용한 87세대에 문자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인근의 호반베르디움 센트럴 1차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10만 원 이상 고지된 세대에 한해 안내 방송을 하기도 했다.

 관리실 관계자는 “지난 20일 배부한 전기요금에 대한 문의가 빗발쳐 안내 방송을 통해 한전에서 나온 공문으로 3개월간의 분할납부를 유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전체 457세대 중 90세대가 10만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누진제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매년 7~9월 사용하는 전기의 누진단계를 현행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고 누진 배율도 11.7배에서 3배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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