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로 쓴 전북 정치 삼국지 ‘군웅할거’
무협지로 쓴 전북 정치 삼국지 ‘군웅할거’
  • 전형남 기자
  • 승인 2016.09.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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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1년 3개월 앞, 추석 연휴는 전북 민심 요동치는 첫번째 파고

 내년 말 대선이 1년 3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통상 선거는 1년 전과 명절 연휴, 선거 직전의 민심 등 3차례 풍랑이 일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올 추석 연휴의 전북민심은 첫 번째 파고로 작용할 전망이다. 때마침 전북은 지난 20대 총선을 통해 국민의당이 전북 1당으로 우뚝 섰고, 새누리당이 1석을 꿰차며 전주을의 영토를 접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을 내주고 2석의 군소 야당으로 전락하는 대변혁에 노출됐다. 그래서 올 추석 차례상은 정치 이슈로 가득할 전망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전북의 삼국지 정치 현실을 무협소설 형식을 빌어 살펴보았다.  

#1: 무력(武歷) 이천십칠 년 매듭 달(12월)의 중원 대첩을 앞두고 강호의 바람이 점차 거칠어지고 있다. 정치 무림엔 시시각각 뇌(雷)를 동반한 거대한 폭풍이 몰아치고, 그 풍향도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패권을 쥐려는 고독한 검자들의 발놀림에 민초들의 관심이 오락가락한다.

무림의 북두 태산인 새누리 문파는 이정현 방주가 패를 쥐면서 외마디를 던져 호남성을 일거에 뒤흔들었다. “호남 벌과 새누리 문파의 혼례 성사를 위한 사주단지를 보내겠다.” 화려한 무공이 극에 달하는 강호의 신예 문파인 국민 문파와, 지난 사월 총선 전투에서 민초의 예상을 뒤엎고 전국 방방곡곡의 영토를 손에 쥔 더민주 문파가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새누리 문파의 의중 파악에 나섰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 중원 패권을 향한 무림 절대고수의 힘과 지략은 불을 뿜어 내고 있다. 강호 최고의 역사를 가졌다는 더민주 문파는 빼앗긴 호남 고토 회복을 위해 국회의 새 주인 정세균 방주의 기를 받고 절정고수의 문재인 당주, 곳간 열쇠를 움켜쥔 현미 낭자의 예산 폭탄 힘을 빌어 전쟁터로 길을 떠난다.

더민주 문파는 정동영 방주, 유성엽 검자를 축으로 전북을 호위하는 국민 문파의 칠성검 위력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며 어지러움을 느낀다. 조석으로 찬 기운이 살갗을 파고들고 터질듯한 여인의 속살처럼 달이 차오르면서 천하를 거머쥐려는 세 문파의 중추절 첫 전투의 날은 그렇게 밝아 오고 있다.

‘영남, 호남’ 천하 이분지계로 백전백승의 새누리 문파는 비박, 친박 사랑싸움에 내상이 깊어지자 바다 건너 신예 반기문 공자를 업어 오는 초강수의 비책을 내놓고 알듯 모를 듯한 웃음을 짓는다.

‘재수는 필수’라는 머리띠를 질끈 맨 문재인 당주를 앞세운 더민주 문파는 안희정 충남도부 관찰사, 김부겸 검자 등 신예 검신들의 등장에 환호성을 지르며 다가올 중원 혈투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국민 문파는 한때 호남 벌을 가르고 중원의 절반을 차지했던 안철수 전 방주의 무공이 점차 힘을 잃자 더민주 문파의 손학규 검자와 만년 서생 정운찬 공을 다급히 불러 보지만 대답 없음에 긴 한숨을 토해낸다. 건곤일척의 일합의 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창과 창이, 칼과 칼이 부딪히며 살수의 불꽃을 뿜어내는 천하 삼분을 통일할 자 누구인가.

#2: 이천십칠 년 정유년 중원 대첩의 길목의 전북도부는 바람 한점 없는 폭풍전야의 살기가 어둠을 파고든다. 4·13 소 전투의 무공에 빛나는 국민 문파의 칠성검과 와신상담(臥薪嘗膽), 쓰디쓴 쓸개를 먹을 만큼 먹은 더민주 문파의 이춘석 검자, 귀를 먹먹하게 하고 상대를 일시에 혼란에 빠뜨리는 쌍발통 검술의 달인 정운천 장군의 중추절 달빛 전투의 날은 점점 밝아오고 있다.

민초들이 일찍이 보지 못했던 전북 무림의 삼분(三分)의 싸움터는 초반부터 살수가 난무하고 혹세무민 (惑世誣民) 온갖 거짓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阿鼻叫喚) 참상의 그대로다. 국민 문파는 단숨에 정유년 중원 대첩에 이어 무술년(戊戌年·2018년) 지선 대첩 승리 비책을 마련하고 전북도부 지존 더민주 문파의 하진 도백을 거꾸러뜨리기 위해 무림 고수의 금기인 암수를 쓴다.

국민 문파 지방 무림의 내로라 하는 검객을 나팔수로 영입, 송하진 전북도부 관찰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연신 떠들어 댄다.

‘조자룡의 헌 칼 쓰듯’ 유연한 낙화유수의 검술의 달인 하진 관찰사는 잼버리 무공을 새로 선보이며 국민 문파 나팔수의 무차별 공세를 피하면서 더민주 문파의 중원 대첩 승리 후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전북 영토의 칠 할을 손에 쥔 국민 문파는 한때 중원을 호령했던 정동영 검신, 전북 무림의 신진 고수 유성엽, 김광수 검자를 앞세워 호남 부활 비책을 내놓고 전북도부의 새 주인임을 방방곡곡에 알리겠다는 야심이다.

같은 시각 전북 민초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호남 부활 비책을 두고 “전남·광주 때문에 전북은 숨을 쉴 수가 없네. 중원 대첩에 전북 무림의 용자는 없네. 전북 대망론은 한낮의 꿈이런가”라는 비아냥 섞인 유행가가 저잣거리를 휘젓고 있다.

일격을 당한 더민주 문파는 검의 명가를 자처하는 권문세가의 명성회복을 위해 민심을 줍고 있다. 익산성에서 연거푸 세 번의 천검을 쥔 이춘석 검자는 총선 전투의 대패로 치명상을 입은 원외 무림 고수를 규합하고 더민주 문파의 중원 고수와 은밀한 만남을 갖고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아, 어떻게 더민주 정파의 기둥을 세울 것인가….” 야심한 밤에도 좀처럼 잠자리에 들 수 없는 번민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전주을 소림(小林)을 제압한 새누리 문파는 전북도부 민심의 이 할(20%)을 얻겠다는 대망을 꿈꾸며 오늘도 정진에 정진하고 있다. 강호인 사이에 무퇴 신화를 쓴 정운천 검자가 쌍발통 검법을 앞세워 연일 민초들에게 “외발통으로는 더 이상 전북도부를 살릴 수 없다. 대중의 힘을 모아달라”고 사자후를 토해낸다. 전북도당 지파(支派)도 운천 검자와 손발을 맞춰 혁혁한 공을 세우려 야단이다. 삼국지의 무기는 장도(長刀)만큼이나 백성의 마음이 중요하다. 한가위 협객들의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느냐, 한껏 무르익은 여인의 모습처럼 한껏 부풀어 오른 보름달빛 속에 전북무림의 새로운 판세가 점쳐진다.

#3: 전북도부의 민초들은 각 문파 절정 고수의 싸움을 손에 땀을 쥐며 숨을 죽이고 물끄러미 지켜보며 순간의 선택 시기를 저울질 한다. 삼국지 형세의 전북도부의 싸움에 점성가들도 덩달아 한 마디씩 내뱉는다. “민초는 흔들리는 갈대다.힘만을 내세워 무작정 싸움만 한다면 저잣거리의 왈패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글깨나 읽은 점성가는 한껏 멋을 부린 수염을 쓰다듬고 “무릇 전북도부를 얻을자 칼을 쓰되 민초의 마음과 함께 하고 전북도부의 흥망을 반드시 생각해 한다”고 혀를 끌끌 찬다.

저잣거리에 느닷없이 ‘오호통재(嗚呼痛哉)’라 곡소리가 들려 온다. 중원에서 밀려난 전북 무림을 점령하겠다고 각 문파의 절정 고수들이 전북을 찾아 온갖 감언이설로 민초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는다. 각 문파는 호들갑스럽게 전북에서 무림회의을 열고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 심정으로 한 마디씩 던진다. “엽전 한 냥에 민심이 기울고, 엽전 두 냥에 세력이 기울 수 있다. 무공을 닦은 우리 문파가 전북무림의 부(富)를 위해 칼을 빼겠다.” 저마다 중원 무림의 고수들이 내려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확약하고 돌아간다.

전북도부의 하진 관찰사와 전주성의 김승수 성주는 깊은 속내는 감춰두고 각 문파가 새끼 손가락 걸고 맹세한 전북과 약속을 뜨겁게 반기는 모양새를 취해본다. 민초의 목소리는 중원과 전북도부의 판을 뒤흔드는 바람이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항상 작용한다. 나뭇잎을 흔들고 강물의 파장을 만드는 게 바람이다.

하진 관찰사는 휘영청 하늘에 떠 오른 둥근달을 말없이 바라보며 “정파의 대결은 좋지만 장삼이사(張三李四) 삶과 관통하고 행정 통솔력에는 영향이 없어야 한다. 전북무림의 무공을 깊게 하기 위해선 정파 간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읊조린다. 조석으로 한기를 느끼는 중추가절에 저잣거리에선 백성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들린다. 과연 어느 문파를 떠받칠 것인가? 민초의 선택은 한가위 차례민심에 달렸다.

서울=전형남기자

* 등장인물(기사 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더민주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전주병), 유성엽 의원(정읍고창), 김광수 의원(전주갑), 더민주 이춘석 의원(익산갑),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전주을),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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